연말정산 시즌입니다. 작년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다양한 브라우저와 운영체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깜빡하고 오페라에서 접속했다가 문서까지 다운로드 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없을 때에는 그 수많은 연말정산 항목대로 증빙자료를 다 뽑아서 서류작성하고 첨부를 해야만 신고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신용카드사에서 오는 사용 내역서만 첨부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하지만 이제는 간소화 서비스 덕분에 웬만한 자료는 한번에 다 뽑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접속하면 아주 경량화된 첫페이지가 나옵니다. 근로소득자들의 상당수가 접속을 할테니 페이지 경량화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을 겁니다.

로그인을 하려고하면 사이트가 접근권한을 요청한다는 팝업창이 나옵니다. 드림씨큐리티(Dreamsecurity Co., Ltd.)의 플러그인을 사용하나 봅니다. 맥용 파이어폭스에서는 되는데 오페라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여전합니다. 윈도우용 오페라에서는 잘 되는데 무슨 기준으로 브라우저를 나누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권한을 허가하면 플러그인을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제대로된 서비스라면 플러그인 없이 브라우저의 기능만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정도까지는 아닙니다.

플러그인이 다 설치가 되면 로그인 화면이 나옵니다. 과거에는 IE외에는 볼 수 없었던 화면이죠.

주민등록번호를 넣고 공인인증서 로그인 버튼을 클릭하면 공인 인증서 팝업창이 나옵니다. 저는 깔려있던 공인인증서가 만료되어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공인 인증서를 내려받는 기능을 찾다가 공지사항에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사이트에는 공인인증서 관련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우리은행 오픈뱅킹에 가서 공인 인증서를 내려받았습니다.

로그인을 하면 드디어 서비스 화면이 나옵니다.

소득공제 조회도 무리없이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모든 항목에 대해서 일일이 클릭을 해서 조회를 해야 하는데 한번에 조회가 왜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트래픽 때문인지 아니면 클릭하는 행위가 뭔가 법적인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조회를 마치고 조회 결과를 PDF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엑스로 프린터를 제어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개선된 사항인 것 같습니다.

PDF 파일이 다운받아졌습니다. 파일명의 한글은 깨지네요. Preview로 PDF파일을 열고 출력하면 됩니다. 다른 민원용 전자 문서들과 다른점은 아래 부분에 원본을 확인해주는 이상한 문양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에 원본 문서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원본을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은 윈도우용이 배포되고 있습니다. 지금 어도비 리더는 X(10을 의미하는 것 같음)가 최신버젼인데 이 프로그램은 9.4버전밖에 지원을 하지 않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설치하면 윈도우에서는 원본의 변조 여부를 확인해줍니다. 대신 맥에서는 원본인지 여부가 출력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운받은 전자 문서를 보관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내역서를 출력하는 과정이었고 이제 신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신고서 서식들을 찾아봤는데 죄다 MS 엑셀 아니면 아래아 한글로 된 것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두 프로그램은 아시다시피 유료입니다. 게다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라면 ODS같은 공개 서식도 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S 엑셀 파일로 제공되는 서식을 오픈오피스에서 열어보면 내용들이 좀 깨집니다. 이걸로 작성해도 나중에 엑셀에서 열때 안깨지게 저장이 잘 될지 걱정입니다. 아니면 손으로 작성해야 겠죠. 그런데 회계사무소에서 파일로 달라고 하네요.

더 좋아지리라고 믿습니다. 문서 포맷도 개선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민원 넣을거거든요. 다른 분들도 동감하신다면 국세청에 얘기해 줍시다. 얘기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습니다. 정부기관이 불법복제를 조장하는 이런 행태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