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플래시를 그렇게 많이 개발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조금 해보긴 했지만 주 업무도 아니었다. 그래도 한 시대를 휘어잡았던 애증의 소프트웨어를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다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든다. 이 사이트에도 플래시 관련된 내용을 정말 많이 썼다.

처음 HTML을 만지다가 접한 플래시는 새로운 돌파구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는 웹표준이나 CSS는 없었다. 당연히 플래시쪽에 관심이 갔고 하루종일 타임라인을 헤메면서 무비클립을 계속 반복 재생하면서 뭔가를 만들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코딩을 어렵게 끝내서 메뉴 비슷한 것을 만들었을 때의 희열은 참으로 색달랐다.

그렇게 웹사이트의 메뉴로 사용되다가 오인용도 나오고 달묘전설도 나오고 3D 랜더링 해서 웹 콘텐츠를 만들기 까지 했다. 그 이후로는 플래시 개발을 안했지만 엑스 인터넷이라는 말이 나오고 플렉스가 은행 사이트에 앱형태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뭔가 대세가 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웹 접근성과 만나면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앱들 때문에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애플 때문만은 아니고 회사도 인수되고 변화하는 모바일 시대에 발을 맞추지 못해서 자연스럽게 마이너가 됐다고 본다. 그리고 이제는 사라진다.

사실 이 창은 두번째로 보는 창이다. 며칠전에 나왔던 똑같은 모양의 창은 삭제하다가 오류가 나서 플래시가 지워지지 않았다.

이제 다시 깔 수는 없게 되는 것인가 싶다. 플래시 영상과 게임을 저장해 둔 것이 좀 있는데 이제는 동영상 플레이어에서 재생해야 하는지, 플레이어가 플래시 포맷을 계속 지원할지 알 수 없다.

마무리 광고까지 이젠 정말 안녕이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