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툴은 수정이다. 크리스탈(crystal)을 의미하는 수정이 아니라 Soojung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임...아니 이건 됐고, 아무튼 수정이라는 블로그 툴을 쓰고 있다. likejazz님으로 부터 블로그 안하느냐는 얘기를 듣고 고심끝에 간소하면서도 깔끔한 톨을 찾다가 선택했다. 그당시 블로그를 통해서 알던 분들이 개발한 툴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처음에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쏟아지는 스팸을 견디지 못해 다른 툴로 이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 나는 수정 말고도 댓글이나 메일폼으로 들어오는 스팸을 막아야 했기에 별도의 스팸 대응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쓰고 있었고 덕분에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무려 10년이나 됐다. 10년동안 나한테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좀 지우고 성능 개선도 하고 조금씩 고쳤던 부분을 이제서야 원래 저장소에 합쳐서 깃헙에 올렸다.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수정을 설치한지 얼추 10년이 막 지나는 시점에 코드를 정리하게 됐다.

북마크, 카운터, 레퍼러, sajax 기능을 삭제했다. 버그를 몇개 잡고 HTML 문법도 좀 손보고 목록 뽑는 부분의 성능을 개선했다. 언제, 왜 고쳤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코드를 일일이 diff를 봐가며 정리하면서 굳이 삭제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은 다시 살리고 조금 개선할 부분들도 보이고 해서 다 고쳐서 커밋했다.

스팸 처리 부분도 삭제했는데 덕분에 지금 버전은 설치하고 URL 공개 좀 되면 아마 스팸이 마구 들어올꺼다. 어제 밤동안에 실수로 스팸 필터 스크립트가 블로그 쪽에 적용이 안됐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스팸이 20개 정도 들어와 있었다. 스패머들은 참 성실하다. 스팸 처리 부분은 조금 더 정리해서 다른 글로 설명해볼 생각이다. 핵심은 아키스맷(akismet)같은거 적용할거 아니라면 스팸은 필터링을 하는게 아니라 기계를 속여야 저렴한 비용으로 방어할 수 있다.

GPL이기는 하지만(이것도 어제야 알았다) 개발도 중단되고 신경쓰는 사람도 없는 프로그램의 코드 수정본을 공개한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은 원래 그렇게 하는거라니까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블로그라는게 참 그렇다. 뭔가 의도나 목적성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하는거다. 그냥 기록하는 거다. 소스 코드도 그래서 그냥 정리해봤다.

요샌 좋은 툴이 너무 많아져서 개인이 툴을 운영하는 것보다 좋은 서비스를 그냥 사용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인디웹이라는 것도 다시 나오는 걸로 봐서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