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킹 원작의 미스트(The MIST)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포털사이트에서 영화평을 봤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극과극으로 나뉘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재미와 짜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티저 동영상을 보면 안개속에 뭔가 있고 사람들이 이에 맞서 싸우는 액션 스릴러쯤의 영화를 상상하게 되는데, 이런 상상을 가지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 거의 최저 점수를 주면서 악평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특이한 괴물이 나온다는 것에 그러한 내용을 예상했었는데 그런 영화가 아니더군요. 중간중간에 호흡이 자꾸 끊기고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중간에 이 영화 왜이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원하게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닙니다.

연출에 문제가 있는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산만한 잘못된 연출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기대에서 벗어난 진행과,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건드리는 내용이 계속해서 나오다보니 그렇게 느낀것 같습니다.

재미있었다는 평을 하는 사람들 중에, 대단히 뛰어난 영화고 수작이라는 평을 하시는 분들도 보이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런 평가에 공감이 갑니다. 소재도 굉장히 독특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괴 생명체(?)들의 표현도 매우 뛰어납니다. 전혀 화면과 거슬리지 않고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거미 형태의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워크래프트의 크립트 핀드(Crypt Fiend)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디자인도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쯤에 나오는 키가 100미터는 넘어보이는 엄청 큰 생명체도 아주 괜찮았습니다.

보고나서는 뭔지 알 수 없었는데 생각할 수록 괜찮은 생각이 드는 영화네요. 추천을 하기는 좀 꺼려지지만 개인적으로는 투덜대면서 아주 재미 있게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