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h 종료와 백업

work | 2018-10-04

Path 패쓰(Path)의 열혈 사용자는 아니었다. 최근에는 캠핑 다니면서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올리는 정도가 다였다. 같이 사용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떠나버려서 댓글을 주고 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서비스를 닫는다고 하니 뭔가 많이 아쉬웠다. 파격적인 인터랙션으로 칭찬을 많이 받았다는 기억 때문인가, 친한 사람들만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서비스여서 그런가, 처음 사용하던 시절이 생각이 나서 그런가, 그 당시 다니던 케이티에이치를 아쉽게 그만두어서 그런가, 카카오에 있던 시절 서비스가 인수되어서 그런가 잘 모르겠다. 뭐라고 하나 이유를 꼽을 수는 없지만 많이 아쉬웠다.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많이 아쉬웠다.

보통 서비스를 종료할 때에 개인이 올린 데이터를 백업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데 과거 다른 서비스들 기억으로 봤을 때 백업 정보가 그렇게 풍부하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백업을 신청하고 며칠 기다려서 받아봤는데 역시나 댓글은 하나도 없고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레이아웃에 내가 올린 글과 사진만 볼 수 있었다. 패쓰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Hyeonseok Shin - 6 years, 640 moments 이렇게 기록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자체적으로 백업을 하기로 했다. 웹사이트를 살펴보니 간단하게 데이터들을 백업 받을 수 있었다. 앱이 없어져도 앱의 디자인을 유지한 상태에서 내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 씨름한 결과를 웹서버에 올렸다. 내가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현재의 앱 디자인과 비슷하게 구성했다. 좀 과하게 집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덕분에 즐겁게 지냈던 케이티에이치 시절의 기록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커버로 설정했던 엄마랑 같이 찍었던 가족 사진도 영원히 박제가 됐다. 그때 같이 회사 다니던 사람들 중에 아직도 연락하는 사람도 있고 연락이 끊긴 사람도 있다. 다들 잘 지내리라 믿는다.

Comments

  • soo young kim 2018-10-10

    저도요!! 저 모습 그대로 남길 수 없나 뒤적뒤적 그랬는데... 도와주시죠? ;-)

  • Ryan Kim 2018-10-29

    Path 서비스종료로 너무 아쉬운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셨네요. 혹시 방법을 공유할수있는지 부탁드립니다 ^^;;

  • 신현석 2018-10-30

    API로 다운 받은 건데 지금은 서비스가 내려가서 추가로 백업이 불가능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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