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2017)

May 28, 2017 10:58 PM

워낙 말이 많아서 별로 기대를 하고 보지는 않았다. 덕분에 짧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한 새로운 스토리를 화려하게 그려낸 영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원작의 설정과는 많이 다르지만 영화 스토리도 완성도를 갖췄고 원작과 비슷한 고민도 많이 녹여 냈고 원작의 여러 모티브를 따와서 보는 재미도 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공각기동대를 봐왔던 사람으로서 설정이 다른 부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공각기동대의 가장 중요한 설정은 주인공인 모토코가 4살때 사고를 당해 전뇌화와 전신의체화를 했다는 점이다. 그 당시는 의체 기술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고 성장에 맞춰 의체를 바꾸는 과정도 매우 고통스러웠다. 정신이 개인을 규정한다고는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자신의 신체가 큰 부분을 차지할텐데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 영화에서는 성인이 되어서 전신의체화를 한 것으로 그려져 있어서 큰 부분이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쿠제의 존재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렸을때 전신의체화를 한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닌 존재로 그려졌지만 영화에서는 가볍게 그려진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도 쿠제가 어렸을때의 그 친구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고 종이학으로 복선만 던지고 있어서 쿠제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계속 의구심도 불러 일으키고 사람들과 친화하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신비로운 인물로 그려지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가볍게 설정됐다. 인형사 같지도 않고 쿠제 같지도 않다.

바토의 눈도 애니메이션에서는 같은 눈을 하고 있어서 작전 중에 서로 레인저 출신이라는 것을 알아볼 정도로 사연이 있는 설정인데 영화에서는 그냥 다쳐서 더 좋은 눈으로 바꾼 정도로만 그려진다. 토구사도 이름만 계속 나오고 전신의체화 하지 않은 와일드카드라는 점은 표현되지 않았다. 아라마키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물론 짧은 시간안에 공각기동대의 설정을 충분히 표현하기도 힘들고 그랬다면 알 수 없는 영화가 됐을 것이다. 오히려 제한된 시간안에서 적절한 재미와 고스트에 대한 질문을 충분히 나타낸 것 같다. 공각기동대를 모르던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고 기존에 공각기동대를 잘 아는 사람도 설정에 너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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