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November 14, 2017 08:05 AM

나는 운이 좋게도 전에 재택 근무, 또는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다. 얼마전에 다시 재택 근무를 잠깐 시도해보고 정리해본 내용이다.

  • 출퇴근 시간 약 2시간이 절약된다.
  • 좋아하는 음악을 스피커로 틀어놓고 일할 수 있다.
  •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좀 더 편한 자세와 복장으로 일을 할 수 있다.
  • 점심 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좀 더 건강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
  • 유치원 끝나고 집에 오는 아이들을 반겨줄 수 있다.
  • 좀 더 건강한 간식을 먹을 수 있다.
  • 업무가 끝난 후 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퇴근 후 집에 도착하는 시간보다 더 빨리 저녁 식사를 끝나고 저녁 시간이 많아진다.

아래는 위와 같은 변화를 겪고 느낀 점과 그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변화다.

  •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느낀다.
  • 회사가 나를 신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게 된다.
  • 업무 단위를 하루단위로 보다 명확하게 나눌 수 있다.
  • 능동적으로 업무 계획을 세우게 된다.
  •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업무 기록을 남기게 된다.

물론 당연히 단점도 있다. 주로 의사 소통과 관련된 것들이다.

  • 목소리 톤, 표정, 행동 등의 정보를 전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이 어렵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 의사 소통을 할 때 보다 자세하고 명확하게 기술하도록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 피드백에는 항상 어느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 주로 글로 의사 소통을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훈련이 필요하다.
  • 외롭다.
  • 가족과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 할 경우 오히려 업무에 방해 요소가 더 많을 수 있다.
  • 항상 자신을 기록하고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출근해서 일하는 것 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나는 재택 근무같이 직접 만나지 않고 일을 할 때 업무 집중도나 업무 성과가 더 높다고 믿는 쪽이다. 물론 일에 따라서는 원격보다는 만나서 같이 진행하는 것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통 출근을 해서도 계속해서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 시간은 제한적이라고 봐야 한다. 회의 많다고 일을 못하겠다고 하는 말도 많이 들을 수 있고 직접적인 의사 소통이 항상 일의 성과를 높여 주지는 않는다. 혼자 일을 하는 시간이 상당량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히려 원격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의사 소통에 대한 훈련이나 업무 전달을 위해 정리되는 산출물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식 자산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결국 직원에 대한 인정과 좋은 대우, 보다 나은 업무 환경으로 선순환한다.

위의 장점 중에서 "유치원 끝나고 집에 오는 아이들을 반겨줄 수 있다."는 항목이 정말로 재택의 장점인지 재택을 과용하는 것이 아닌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는 재택 근무가 추구하는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뭐? 집에서 일을 해?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겠어."라는 생각이나 집에서도 철저하게 8시간 업무를 했는지 확인하는 태도는 재택 근무의 기본 취지와 거리가 멀다. 출퇴근 시간이나 불필요한 주변 환경의 간섭을 없애고 직원의 업무 성과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시각으로 재택을 바라봐야 하고 일한 시간 보다는 일의 성과가 잘 나왔나를 봐야 한다. 잠시 심부름을 갔다 오든 낮잠을 자든 오히려 업무 성과에 도움이 되다면 권장하는 쪽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일하려고 하는데 가족이 자꾸 쓰레기좀 버리고 오라고 시켜서 업무 성과가 더 떨어지는 것은 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은 당연하다.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가 쌓여야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지 않고 감시하려고만 하면 재택 근무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는 말은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고 있다는 말이다. 신뢰 받는 직원은 더 높은 성과로 신뢰에 보답하게 될 것이고 이게 재택 근무의 바탕에 깔려 있는 시너지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재 시스템이나 사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Comments

  • On November 14, 2017 08:46 AM, 마틴 said: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항상 자신을 기록하고 증명해야하기 때문이 출근해서 일하는 것 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부분이요.
    가족과의 공감대는, 일을 마치면 바로 휴식이 잘 안되기 때문인것 같기도 해요. 저와 제 가족에게 ‘재택근무=늘 일’이 된지 오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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