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뮤직
hobby | 2016-09-19
애플 뮤직(Apple Music)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용해 보았다. 첫 3개월은 무료여서 좀 써보고 해지할 생각이었다.
처음 가입할 때 좋아하는 장르와 뮤지션을 선택하는데 이를 통해 취향을 반영해서 포 유(For You) 탭에서 추천 목록을 보여준다. 애플에서 큐레이션한 다양한 플레이 리스트를 들을 수 있고 비슷한 성향의 추천 앨범 목록도 같이 나온다. 그동안 음악을 별로 다양하게 찾아듣지 않았는데 다시 여러 음악을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한달 8000원은 부담이라는 생각이었다.
출장용으로 받은 노트북에서 별 생각없이 애플 뮤직에 로그인하고 포 유의 음악을 듣다가 내 음악(My Music) 탭에 들어가보고 깜짝 놀랐다. 집에있는 음악 목록이 모두 있었고 재생을 하자 바로 다운을 받아서 재생을 할 수 있었다. 폰은 이미 집 컴퓨터와 동기화가 되어 있어서 모르고 있었는데 아이클라우드를 통해서 모든 음악을 아무 기기에서 별도의 동기화 과정없이 들을 수 있었다. 아이클라우드 저장 용량이 5기가 밖에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 많은 음악이 올라가있는지 확인해보니 애플 뮤직을 통해서 공유되는 음악 파일은 아이클라우드 용량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애플 뮤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토니 레빈(Tony Levin)의 최신 재즈 앨범을 찾아서 플레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이 서비스는 두말 말고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라는 생각을 했다. 8000원정도로 내가 소유하고 있는 음악과 그보다 훨씬 많은 관련 음악을 기기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면 큰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 유도 훌륭하지만 관련 앨범과 관련 뮤지션 추천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새로운 음악을 끊임없이 찾아서 들을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근근히 좋아하는 뮤지션의 CD나 사서 들어오던 내게는 스트리밍의 큰 문이 열리는 느낌이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직접 찾아 듣는 것보다 별다른 장점이 없어서 그동안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오랬만에 듣는 건즈 앤 로지즈(GN'R), 있는지도 몰랐던 빌리 시언(Billy Sheehan)의 참여 앨범들, 판은 없지만 관심이 많았던 뷔욕(Björk)이나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앨범들, 리미스터된 카우보이 프롬 헬(Cowboys From Hell) 앨범 등 그동안 있는지도 몰랐던 음반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점이 다른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장점만 있지는 않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한국 레이블 출시 판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N.EX.T나 신해철 같은 뮤지션을 검색해보면 정규 앨범은 없고 참여 앨범 정도만 확인 할 수 있다. 반면에 해외에 진출해 있는 2NE1이나 조용필은 많이 있는 것으로 봐서 한국 음악이 전혀 없지는 않은데 한국 음악 위주로 듣는 사람이 사용할 만한 서비스는 아직 아니다.
미국 출시 앨범이라고 해서 다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뮤지션들은 스트리밍 음악을 반대하거나 앨범단위의 음악을 선호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애플 뮤직에 음악을 출시하고 있지 않다. 킹 크림슨 음악을 검색했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 외에도 "왜 없지?"라는 생각이 들만한 앨범들이 꽤 된다.
그리고 아이클라우드에서 다운 받은 파일은 DRM이 걸려있는 파일로 교체되고 인코딩도 AAC로 변경된다고 한다. 모든 파일이 변환되는 것은 아니고 특정 품질 기준을 충족 한 경우에 한해서 이렇게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음원 파일을 직접 관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내 경우는 음악을 아이튠즈를 통해서 거의 듣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었다.
내가 한번 찾아서 들었던 음악은 포 유에서 다시 한 번 추천을 해 준다. 이렇게 스마트하게 추천 기능이 작동하는 서비스가 기존에 있었나 싶다. 애플 뮤직을 쓰면서 20대 때에 음악을 찾아서 듣던 재미를 다시 느낄수 있었다. 덕분에 핸드폰 요금제도 무제한으로 바꿨다.
+ 이 글을 쓰는 중에 애플 뮤직이 개편되어서 포 유탭이 마치 데일리 피드 처럼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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