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 개인 공간을 검색해보니 인간이 안정감을 느끼는 다양한 공간과 거리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얘기다.

집을 이사하면서 때가 잘 맞지 않아 3개월 정도 원룸에서 생활을 했다. 성인 두명, 아이 두명, 고양이 두마리. 수납 공간이 잘 되어 있는 원룸이었지만 거주 인원이 많다보니 누울 수 있는 자리를 펴면 거의 공간이 남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자투리 공간은 건조기와 스타일러, 데스크톱과 프린터가 차지했다. 이사 전에는 건조기가 필요할까 생각했었지만 왠걸, 건조기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잠깐 지내는 것이래서 큰 어려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개인 공간이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쳤다. 굳이 하려면 스툴에 앉아서 노트북 열고 이거저거 해볼 수 있었겠지만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거의 누워서 핸드폰 보는 일이 일상이었다. 글도 안읽고 유투브나 쇼츠 위주로 보게 됐다. 시간이 많은 주말에나 넷플릭스 드라마 좀 보는 정도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영양가 없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보냈다.

공간이 참으로 중요하다. 예전 부터 공간이 여의치 않으면 암체어라도 하나 놓고 개인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었는데 정작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 글도 공간이 정리되니 정신적인 여유가 생겨서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중랑구로 왔다. 강남에서는 거리가 있어서 출퇴근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너무 혼잡스럽지는 않은 그런 곳이다. 신도시와는 다른 사람 냄새가 조금 더 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