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사람들, 삼풍
work | 2015-07-14
20년전 6월 29일,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다. 벌써 20년이라니... 나도 TV에서 본 기억은 있지만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기적과 같이 구조된 생존자 모습만 강하게 남아 있을 뿐 다른 기억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고 사람들 목소리를 들어보니 얼마나 큰 참사였는지 알게되고 왜 잊혀져서는 안되는 사건인지 알 수 있었다.
서울 문화 재단에서 다양한 기억을 수집해서 기록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로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과 관련된 기억을 수집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여기에서 수집된 기억들을 20주기에 맞게 잘 구성해서 전달하는 프로젝트인 남겨진 사람들, 삼풍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관련자 들의 증언은 무거웠다. 방대한 분량을 다 듣고 정리하느라 같이 프로젝트 진행한 사람들의 고생이 많았다. 주요한 사건을 발췌하고 이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소리라는 형식을 채택했고 이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소리를 다루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고 감당할 수 없는 큰 사고가 발생하자 책임있는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처는 20년이 지난 오늘 세월호 침몰 사고라는 참사에서도 다시 보였다. 사고전 많은 불법 행위와 안일한 대처, 사고 발생 직후 통제되지 못하는 현장, 너무나 빠른 포기, 자신의 이익만을 지키려는 사람들, 책임회피 등 너무나도 똑같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20년이나 지난 일을 왜 다시 꺼내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그들의 상처도 치료되지 못했다. 시간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행중인 사건이다. 기억을 꺼내고 기록하는 일이 사람들의 인간성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기억하고,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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