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OS X 라이언 역방향 스크롤

life | 2011-07-29

맥 OS X 라이언의 마우스 설정 화면, 맨 첫 항목으로 자연스러운 스크롤 방향 옵션과 설명 동영상이 나오고 있다. 라이언을 깔고 로그인 하면 제일 처음에 스크롤 방향이 바뀐 것에 대한 안내가 나옵니다. 라이언 설치하고 제일 먼저 할 일은 반대로 바뀐 스크롤 방향을 바꾸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큰 변화이면서도 이슈입니다. 애플은 이것을 자연스러운 스크롤 방향(Scroll direction: natural)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저는 일단 역방향 스크롤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보통 창의 아래를 보기위해 스크롤을 할 때에는 창의 오른쪽에 있는 스크롤 바를 내려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같은 터치기반의 환경에서는 스크롤 바가 없기 때문에 스크롤 바를 조작하기 보다는 창의 내용을 조작하게 됩니다. 내용을 위로 올려야 아래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스크롤 바가 있을 때와 터치화면에서의 조작 방향은 반대가 되게 됩니다.

저도 익숙해 지려고 억지로 써보니까 생각보다는 쉽게 적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스크롤 방향에 적응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제어 환경에 적응 하는 것이다 보니 한번 적응했다고 해서 모든 상태에서 적응이 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예를 들면 웹 브라우저에서는 적응을 했지만 파인더 윈도우나 코다에서 좌측 디렉토리 구조 프레임에 적응 하는 것은 다른 문제더군요. 이렇게 문맥이 다른 창이 많다보니 각각에 적응을해야 하는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습니다.

어느정도 역방향 스크롤에 익숙해지고나니 방향키나 페이지 업/다운 키에서의 방향과 스크롤의 방향이 정면으로 대치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역방향 스크롤에 익숙해 지려면 스크롤 바를 움직인다는 생각보다는 화면을 움직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페이지 업/다운 키를 조작하려다보니 이제는 페이지 업/다운 키를 거꾸로 누르게 되더군요.

반면에 런치패드 같은 아이패드와 같은 화면은 역방향 스크롤을 하지 않으면 조작이 상당히 어색합니다. 나도 모르게 스크롤 바가 아닌 화면을 움직이려고 하게 되더군요. 지금은 역방향 스크롤을 꺼두기는 했는데 여기에 적응을 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입니다.

저는 그냥 두개로 나눠져있는 모바일과 데스크탑 운영체제를 합치는 과정에서 나온 무리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스크롤 방향을 바꾼 것이나 전체화면 모드, 자동 저장 등이 데이터 중심의 컴퓨터(the data is a computer) 방향으로 이행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네요. 댓글에도 보면 사람에 따라서 마우스를 '조작'한다는 행위가 다르게 받아들여 진다는것을 보여주는 예도 있습니다.

애플에서 터치스크린 랩탑이 나온다면 이 역방향 스크롤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일 것입니다. 하지만 마우스를 사용하던 환경에서 인지하고 있는 조작 방법을 억지로 변화 시켜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새로운 입력 기기가 나오고 진짜 데이터 중심의 컴퓨터 개념이 더 발전하면 그때 다시 고민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몸이 기억한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익숙함의 기준이 단순히 스크롤의 방향만이 아니라 다양한 다른 요인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웹을 만들 때에도 불편하지만 관습적으로 굳어진 관행도 있을 것 같고, 그들 중에는 분명 새롭게 개선이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웹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그렇겠죠. 어떻게 생각하면 오만(?)하기까지한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애플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Comments

  • 오광석 2011-07-30

    6살 아들과 웹서핑을 하다가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스크롤 되어 위로 올라가 버린 그림을 보기위해 아들은 "내려내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저는 마우스 휠을 열심히 내립니다. ...... 아들: "아니! 내리라고!"

  • EBvi 2011-07-30

    휠이 달린 마우스를 사용하게 될 경우, 휠도 반대가 되어 버립니다. 저는 그래서 적응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 희작 2011-08-02

    전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고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 있는 시간 9시간, 집에 있는 시간 3~4시간... 적응이 되려나 하고 있는데.. 나 타블렛 쓰고 있었네?? ㅇㅂㅇ 멍- 이런 모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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