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입장 헤아리기
work | 2006-03-31
나에게는 너무나 오래 되어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Web을 거의 모르는 분이 태터 툴즈를 올리다가 실패 했다는 글을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한다. 그때는 이런 복잡한 문제도 아니었고 그냥 홈페이지 만들기 였다. 조교가 unix에 계정을 만들어 줬고 난생 처음 unix shell에 접속을 했었다. 웹서버가 뭐고, 왜 index.html을 써야 하고, public_html 폴더는 뭐고 등등...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조교가 시키는 대로 파일 만들고, 편집(vi쓰라고 했었는데 pico가 편해서 - 나우누리에서 글을 쓸때 pico를 지원했었다 - pico로 작업했었던 것 같다.)하고 했었다. 지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9년이라는 시간은 느낌을 되살리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다.
나도 그러한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을 쉽게 이해 하지 못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9년이나 걸렸으면서 "그 쉬운 것을 왜 모르지?" 라는 생각부터 한다.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한없이 거만해 진다. 잔인해 진다.
CSS와 XHTML은 알게 된지 3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W3C홈페이지가 너무나 커 보였다. 원하는 것을 찾을 수가 없었고 영어여서 읽는데 엄청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뭐 하는 것인지 조차 알수 없는 수많은 스펙들이 있다. 수 많은 삽질을 하면서 CSS를 연습해서 이제는 어느정도 CSS로 문서를 표현 할 수는 있게 되었지만 또다시 처음의 느낌은 잊어 버리게 되었다.
XHTML, CSS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보면 "왜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지?"라는 생각 부터 든다. 그리고 W3C문서나 읽어보라고 한다. 그들은 이제 막 알려고 하는 사람들인데...나도 처음에는 그 길를 찾을 수가 없었는데...그래 놓고서 마치 큰 아량을 베푸는 듯이 착각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싶어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 그들 보다 내가 조금 일찍 그 일을 접했다는 것 밖에 없는데 그 단순한 사실을 인식 못하고 반감과 무시하는 생각 부터 떠오른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들을 필요가 있다. 느낌이 다시 살아나면 더 많은 것을 그들로 부터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이 나눌 수 있을 것이다.
Comments
입장 헤아리기에서 그치지 말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세용~ ㅎㅎ 마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랄까? 먼저 길을 걸은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길을 인도하는 sense를 보여주길~ ㅋㅋ
저도 제가 잘 알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게 느껴집니다. 친구와 함께 듣는 수업에서 거의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Linux Shell을 C언어로 짜오라는 숙제가 나왔는데, 저는 이미 shell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알고 C언어도 다뤄봤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었지만, 그 친구는 shell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서 한 30시간 이상 삽질하고 나더니 겨우 어떻게 하는지 알겠다고 하더군요. -_-; 물론 제가 옆에서 수도 없이 설명해주긴 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그게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니 정말 답답하더라는...ㅠㅠ
덧붙임: 그나마 알고자 하는 사람도 처음 해보면 그렇게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옆에서 '이건 알아야 되는 거야'하고 말한다고 먹힐까요?
그래서 먼저 시작한 사람들이 쓰는게 책이기도 하죠. 요즘은 자진해서 알려주려고 해도 귀찮다고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으흑. + 아침에는 고마웠습니다. :)
거만해지지만 않으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저는 XHTML 든 CSS, Ajax 든 뭐든 간에 일단 다 접어놓고 영문에 적응하고 싶어요 욕심만 나고 실현 가능한 체계적인 계획도 없이 이렇게 조금 저렇게 조금 ㅡㅡ;; 그래도 저 나름의 색깔을 갖게 됐다는 것만으로 일단 위안이 되네요 신선한 자극(CSS Design - 셀 노가다 말고)을 받았던 후로 일년동안 쌓아 놓은 게 없어 너무 안타까워요, 자주 들르면서 꾸준히 자극받고 있어요-